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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집, 황토집

흔히 사람들은 황토(黃土)는 누런 흙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황토는 규토와 흙으로 이루어진 자연 상태의 흙을 이르는 말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다. 그래서 경상도 지방의 황토는 누런 기운이 강하고, 전라남도 지방의 황토는 붉은 기운이 강하다. 이것은 산화철의 함유량에 따른 차이이고, 이 황토에서는 농산물도 잘 자라난다. 그래서 흙 속에 묻혀 있던 부분을 먹는 뿌리채소의 경우에는 황토 지대에서 자라난 것을 으뜸 상품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황토는 예로부터 그 흙으로부터 농산물을 얻어내고, 집을 짓고 물건을 만드는 재료이자 삶의 터전으로 생각했던 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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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부터 집으로 만들어졌던 황토

황토가마니+ 황토는 은폐력이 강하고 영구적인 안료이다. 그래서 선사시대부터 집을 짓는 데 사용되어 왔다. 지붕은 기와나 짚을 엮어 올렸지만, 벽면은 황토를 섞어 만들었다. 깨끗한 황토를 퍼 와서 오늘날의 페인트처럼 벽면에 바르기도 했다. 이런 주술적인 행동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조상들의 지혜였는데, 황토가 가지는 여러 가지 기능을 본다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황토의 붉은색이 악귀를 쫓는다고 했는데, 옛 사람들에게 악귀란 역병같이 돌림병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황토는 항균효과가 있어서 오늘날에는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으니 옛사람들도 황토의 그런 효능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제사를 모실 곳이나 제물을 장만할 곳 등 중요한 곳에는 황토를 뿌려서 나쁜 기운을 막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집에 걸리는 금줄과 함께 황토를 까는 풍습도 있었다. 이 역시도 막 태어난 신생아의 면역력이 낮기 때문에 태어난 아기의 건강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황토집

+ 자연주의와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현대인의 주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도시에서도 심심치 않게, 찜질방, 음식점 등의 모습이 황토집인 경우를 볼 수 있고, 가까이 도심 근교에 자리한 전원주택가에서도 황토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귀농·귀촌인이 늘고 있는 요즘, 귀농·귀촌인이 농촌에 정착해서 새로 집을 지을 경우 친환경적이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황토집을 시공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마을단위의 생태공동체가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어서 황토집, 흙집, 돌집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하지만 황토나 황토벽돌은 일반 시멘트나 콘크리트, 벽돌 등에 비해 가격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완전히 전통의 방식으로 집의 구조를 만든다면 현대적 방식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유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황토의 좋은 점을 충분히 살리고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는 규격화된 황토집 건축 양식이 나오기도 해서 좀더 저렴한 시공비를 들여 황토집을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양한 효능의 팔색조 황토
+ 황토는 정화력, 분해력을 가지고 있어서 독소를 제거하고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농업에서 비료의 요소로 사용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인체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될 정도로 그 사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또한 ‘황토방’등의 이름으로 온천이나 온찜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때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황토가 발산하는 원적외선 덕분이라고 하는데, 원적외선은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발히 하고, 열에너지를 발생시켜 유해 물질을 방출하는 광전효과가 있는 파장이다.



황토가 사용되는 곳이 원적외선은 기초체온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체온이 상승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신진대사가 강화된다. 그래서 황토방은 원활해진 신진대사로 체내의 각종 독소와 노폐물이 빠져나와 혈액을 맑게 해 주는 효능 덕분에 겨울철에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받는다.



자연의 성분 그대로인 황토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그대로 살아 있다. 이 미생물에 포함된 갖가지 효소들이 순환작용을 통해 인체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황토 건축물 안에서 사는 것 외에 황토를 물에 섞어 목욕을 하거나 몸에 발라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활용하기도 한다. 황토의 이런 효능은 점점 산성화되어 가는 현대인의 몸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면역력을 높이고 자기방어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집 전체가 가습기, 흙집이 조절하는 공기

+ 흙을 사용해서 집을 지으면 마르면서 무수한 기공을 가지게 된다. 또한 자연의 재료로 집을 짓기 때문에 수분이 많을 때는 수분을 빨아들이고, 건조하면 빨아들였던 수분을 실내 공기 중에 내어 놓는다. 그래서 최근 건축 분야에서 황토를 이용한 수분진공으로 벽면을 만드는 레미탈 제조 방법이 특허를 받기도 했다.


황토는 미생물이 살아 숨쉬는 흙이기 때문에 만약 벽면이 황토로 지어져 있다면 높은 통기성을 기반으로 나쁜 실내 공기를 정화하기도 한다. 즉, 나쁜 공기를 잡아먹고, 좋은 공기를 들여보내는 일을 동시에 함으로써 실내 공기를 항상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황토는 유해 공기를 잡아내고, 자동으로 습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의 공기 청정기로 활용하기 좋은 재료이다.


그래서 이미 지어진 집이라 하더라도 마감재로 황토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는 새집증후군을 앓고 있는 집이라면 더욱 좋은 방법이다. 시멘트, 석회, 모래, 물을 섞어 반죽한 몰탈(mortar)은 현대식 집을 지을 때 꼭 사용되는 벽면처리 기술이다. 그래서 현대식 집을 짓더라도 황토몰탈을 제조해서 황토의 좋은 성분을 함유한 벽면을 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화학 재료에서 방출되는 유해물질을 줄이고, 황토집의 장점을 부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마감 처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습하고 찬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황토집을 지을 때 전통의 집짓기 방식인 구들장을 놓기도 한다. 우리 고유의 난방 방식인 온돌을 만들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볼 수 있는 구들장은 각 크기 3~60cm정도의 각사각형의 판석으로 전통 토가의 방고래 위에 놓아 방바닥을 만드는 넓고 얇은 돌을 의미한다. 바닥 재료로 흙을 사용해 작업하기도 하지만 습기가 그대로 올라 올 수도 있으므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그대로 이어받아 구들장을 놓아 집을 짓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 집의 각 부분 황토로 짓기 -

황토집 내부- 지붕 -

황토로 지붕까지 얹는다면 황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지붕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도 초가, 너와, 기와 등을 얹어 지붕을 만들었다. 황토집의 지붕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토기와 볏짚, 갈대, 산죽, 기와, 너와, 자연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집분위기와 어울리는 지붕을 골라 시공하는 것이 좋다.


이 때 무게 때문에 황토를 전체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황토를 부분적으로 섞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황토의 효능을 더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지붕은 비나 눈, 바람 등 기상재해에 따른 안전성도 고려하여 설계해야 한다.


지붕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여러 재료 중 너와란, 예로부터 깊은 산골의 화전민들은 초가집을 이루는 볏짚이나, 기와집의 기와 등 평지의 마을에서 구할 수 있었던 지붕 재료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만들어진 지붕 재료이다. 화전민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나무나 전나무, 굴피나무, 잣나무 등으로 널빤지를 만들었다. 이 너와를 고기비늘 모양으로 아래부터 위로 층을 지어 지붕을 쌓아 올린 집이 너와집이다.


- 벽체 -

황토로 벽을 세울 때 전통의 방식을 많이 살린다 하더라도 현대적 방식이 많이 접목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전통의 방식이 그대로 현대에 구현되기 어려울뿐더러 과학적으로 입증된 여러 좋은 방식들을 더해서 시공기간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더 찾게 되기 때문이다. 나무와 황토로만 집을 짓게 되면 벌레의 서식, 갈라짐 등이 가장 우려가 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건축용으로 사용되는 황토를 특수가공하거나 처리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고안되고 있다.



하지만 천연의 재료로 집을 짓는목적을 십분 살리기 위해서는 화학적 처리를 통해 좋은 미생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따라서 참숯과 소금을 섞어 벽체를 만들 때 사용되는 나무에 채워 넣거나 황토에 섞는 방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볏짚, 칡넝쿨, 닥나무 껍질, 해초풀 등의 자연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벽체를 세우거나 미장을 할 때 활용하기도 한다.


- 바닥 -

바닥은 주거하는 사람들의 살갗이 직접 닿는 곳이어서 일반적으로는 콘크리트 위에 방습제를 사용하고, 그 위에 바닥제를 사용하여 바닥 마감을 한다. 하지만 황토집은 전통적인 방식을 통해 바닥에서도 좋은 기운이 올라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특히 구들장을 활용하여 바닥을 시공할경우에는 구들장의 틈새가 황토로 꼼꼼히 마감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 위에 닥종이, 콩기름, 쑥, 참숯 등 다양한 천연 재료를 바닥 마감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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