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산요수(樂山樂水)라는 말이 있다.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옛 선현들은 산과 물을 찾아 경치를 즐기며 차분하게 더위를 이겨냈다. 그래서 선현들이 찾은 곳은 깊은 산속에 숨어 있는 계곡이 많았다. 높은 산의 골짜기 골짜기마다 흘러 내려온 물은 계곡이 되어 힘찬 물줄기를 자랑한다. 강원도 동해의 두타산에는 이름도 신선이 노닐 것 같은 무릉계곡이 있다. 무릉계곡, 산과 물의 조화 계곡에서는 바다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멋과 맛이 있다.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산이 있고, 그산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 내려온다. 산길을 따라 길을 걷다 보면 나무와 풀들에 둘러싸인 등산로와 샛길들은 시원한 느낌이 절로 들고, 흐르는 계곡물이 또 한 번 마음을 적셔준다. 무릉계곡은 동해의 명산인 두타산과 청옥산이 함께 만들어내는 계곡이다. 도시의 이름도 바다의 명칭일 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곳이기에 바다를 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덕분인지 더욱 깨끗한 심산유곡을 자랑하는 계곡이다. 두타산 입구에서 시작해 4Km를 이어가는 완만한 산행길부터, 이어지는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 쌍폭, 용추폭포 등의 비경은 올라갈수록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한다. 동해 사람들은 이곳 무릉계곡을 ‘용오름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고개를 들면 깎아지른 듯이 그 위용을 자랑하는 계곡을 올려 보게 된다. 인근의 삼화사 창건 당시 약사삼불 삼형제가 서역에서 이곳으로 용을 타고 왔다는 전설 때문에 유래된 이름이긴 하지만, 과연 용이 승천하는 길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넓은 무릉반석 위에서 물놀이 계곡물은 유독 시원하다. 다른 곳의 물보다 몇 도는 낮을 것 같은 무릉계곡의 계곡물은 여름에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시원한 물줄기를 선사한다. 무릉계곡의 무릉반석은 아주 넓고 멋지다. 그넓고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아 계곡물을 벗 삼아 휴식을 취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왜 선비들이 그토록 명산(名山)을 찾아 계곡물을 즐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사극이나 역사소설에 방랑하는 선비들의 모습을 그릴때...